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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의 성적과 메이저리그에서의 위치, 적정 연봉은 얼마일까?

태드로 BASEBALL 2023. 8. 10.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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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썸킴, 김하성이 역대급 시즌을 보내고 있다. 추신수의 커리어 하이였던 2013년 시즌(OPS 0.885 / WAR 4.6)도 이미 넘어섰다고 생각한다. 지금 김하성의 성적이 메이저리그에서 어떤 수준인지 만약 샌디에이고와 시즌 후 장기계약을 맺는다면, 혹은 내년 시즌 후 FA 시장에 나선다면 김하성이 가치가 얼마나 될 것인지 예상해보자.

 

김하성 현재 성적 (한국시간 8월 10일)

0.288 / 0.384 / 0.451
368타수 106안타 15홈런 41타점 27도루 5.8WAR

 

 

그동안 수비 원툴 선수로 인식되어 왔던 김하성이 공격부분에서도 자리를 잡으면서 전체적인 평가가 치고 올라가고 있는 것이다. 특히 WAR(베이스볼 레퍼런스 기준)에서 김하성이 기록하고 있는 5.8은 내셔널리그 전체 1위의 성적이고 메이저리그 전체를 놓고 보더라도 투타 겸업 선수인 오타니의 8.6에 이은 2위다. 

 

WAR

 

WAR만 놓고 보면 로널드 아쿠냐 주니어, 프레디 프리먼, 무키 배츠 등의 MVP급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거나 오히려 앞서고 있는 수준이다. 지금 같은 페이스로 WAR을 적립해 나간다면 시즌 전체 김하성의 WAR은 8.2에 달하게 된다. 2021년 MVP를 수상할 당시 오타니 쇼헤이의 WAR가 8.9였다.

 

오타니와 비교하지 않더라도 연간 8의 WAR은 MVP급이라고 평가 받는다. 통상적으로 WAR 6 이상인 경우 MVP급, 4~5의 경우에 리그 탑급 야수, 3~4의 경우 올스타급으로 여겨지고 있다. 김하성의 올시즌은 리그 탑급 야수를 넘어서 MVP로 손색 없는 활약이라는 뜻이다. (며칠 전 모의 투표에서 8위에 올랐다. 추신수의 2013년은 MVP 투표 12위)

 

 

타율 0.288

 

김하성은 현재 내셔널리그 타율 순위 9위에 올라있다. (샌디에이고 물타선에선 대부분의 성적이 1~2위이므로 내셔널리그를 기준으로 말하는 것이다.) LA 다저스, 필라델피아 필리스 등을 제외하고 내셔널리그의 10개 팀에서 김하성보다 높은 타율을 기록하고 있는 선수가 없다. 대부분의 팀에 가져다 놔도 김하성은 리드오프, 혹은 중심타자로 손색이 없는 것이다.

 

출루율 0.384

 

리드오프로서 김하성의 가치를 끌어올려주고 있는 것이 출루율이다. 물론 타석당 투구수, 도루도 리드오프의 역량을 드러내는데 부족함이 없지만 일단 출루가 최우선 목표라고 봐야하기 때문이다. 김하성의 출루율은 내셔널리그 7위에 올라 있으며 리드오프로 주로 나서고 있는 타자 중 김하성보다 높은 선수는 로널드 아쿠냐 주니어(0.422) 뿐이다. 그리고 도루 부문에서도 내셔널리그 4위에 올라있기 때문에 김하성은 펀치력 있는 리드오프를 구하는 팀에게 상당히 매력적인 카드가 될 것이다.

 

 

김하성의 적정 연봉은 얼마일까?

 

김하성의 장점은 역시 메이저리그 최상급의 수비와 올해 들어 평균 이상을 넘어 수준급으로 끌어올린 타격의 조화다. 그리고 허슬 플레이를 펼치는 선수로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더욱이 단순 유틸리티 플레이어를 넘어서 2루, 유격수, 그리고 3루에서까지 최정상급의 수비를 펼치는 선수이기 때문에 해당 포지션에 구멍이 하나라도 난 팀에서는 김하성에게 군침을 흘릴 수밖에 없다. (메이저리그에 저 세 포지션 중 하나에 문제가 없는 팀이 얼마나 있을까?)

 

반대로 그의 단점은 동양인 선수에 언더 사이즈라는 것이다. 동양인은 에이징 커브가 비교적 빨리 온다는 근거 없는 인식이 있기도 하고, 무키 배츠라는 성공 사례가 있긴 하지만 많은 팀에서 언더 사이즈 선수에게 많은 연봉을 안겨 주는 걸 꺼려하기도 한다.

 

물론 김하성이 FA 시장에 나오는 건 빨라야 2024년 시즌 이후지만, 현 시점에서 김하성의 가치를 판단한다면 얼마일까? 

 

가장 단순하게 생각했을 때 김하성의 최대 장점인 WAR을 생각해볼 수 있다. 보통 FA시장에서 WAR 1당 700~800만 달러의 가치를 가진다고 평가한다. (조금 후한 감이 있어서 500만달러 정도로 평가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올시즌 최종 김하성의 WAR을 8로 본다면 최대 5600만~6400만불이라는 금액이 붙고 (WAR 1당 500만 달러로 계산해서) 최소 3500만 달러의 연봉을 받을 수 있는 선수라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29세 시즌을 맞이할 동양인 내야수에게 연평균 3500만 달러를 지불할 팀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김하성의 WAR는 수비적인 측면 (베이스볼 레퍼런스는 김하성의 장점인 DRS를 높게 평가한다.)이 크게 더해진 덕도 있다. 전통적으로 메이저리그에서 연평균 2000만~3000만 달러를 받는 선수는 공격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김하성과 비슷한 성적의 선수와 비교해보면 어떨까? WAR은 워낙 압도적이니 클래식 스탯으로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

 

 

크리스티안 옐리치
0.290 / 0.374 / 0.469
431타수 125안타 16홈런 64타점 23도루

 

이번 시즌 타격 성적에서 김하성과 아주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선수다. 여러가지 복잡한 옵션이 있지만 옐리치의 연봉은 7년 1억 8200만 달러다. 연평균 2600만 달러의 연봉인데, 중요한 것은 (당시에는 염가 계약으로 평가 받기는 했지만) 계약을 맺을 당시의 옐리치는 한 시즌에 40홈런 100타점을 기록할 수 있는, 지금과 급이 다른 선수였다는 점이다. 계약 당시 26세로 최전성기에 해당했다는 점, MVP 경력이 있다는 점, 외야수라는 점에서 김하성과의 비교는 어렵다.

 

댄스비 스완슨
0.277 / 0.329 / 0.447
640타수 177안타 25홈런 96타점 18도루 5.7WAR (2022 시즌)

 

FA 직전 시즌이었던 댄스비 스완슨의 성적이다. 그는 골드글러브 후보 최종 3인에 들었던 김하성과의 대결에서 최종 승자가 되었고 타격에서 출루율과 OPS가 조금 떨어지긴 하지만 홈런 생산 능력은 김하성 보다 앞선다. 그리고 메이저리그에서는 수상 경력이 연봉 책정에 무시 못할 요소인데, 그런 면에서 스완슨의 골드글러브 프리미엄은 무시할 수 없다. 

 

그리고 스완슨과 김하성의 FA 시작 나이는 공교롭게도 29세로 동일하다. 여러모로 김하성 연봉의 참고 자료가 될 수 있다. 댄스비 스완슨은 올시즌부터 시작되는 7년 1억 7700만 달러의 계약을 맺었다. 위에서 언급한 옐리치보다 아주 조금 낮은 금액이지만 연평균 2500만 달러가 넘는 특급 계약이다.

 

결국 김하성이 이번 시즌의 흐름을 내년까지 이어 간다면 연평균 2500만 달러 기대는 무리가 아니라는 것이다. 만약 성사가 된다면 박찬호와 류현진, 추신수를 넘어서는 코리안 메이저리그 역대 최대 계약금액이다. 

 

부디 FA 자격을 얻기 전에 샌디에이고와 연장 계약을 맺는 일만 없기를, 그리고 지금의 흐름을 내년 시즌 마무리까지만 잘 이어가주길 바라본다. (더불어 이정후의 시장 평가도 높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