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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 마노아, 다시 마이너리그행

태드로 BASEBALL 2023. 8. 12.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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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선발투수 알렉 마노아가 한달 여만에 다시 마이너리그로 강등됐다. 지난 해 사이영 투표 3위 투수였던 마노아는 올해 들어서 들쑥날쑥한 제구와 높은 피안타율로 이미 한 차례 마이너리그에서 조정을 거친 바 있다. 메이저리그 복귀 후 첫 경기에서 올시즌 최고의 투구를 보였던 마노아는 그러나 올스타 휴식기를 지난 뒤 후반기에서 다시 죽을 쑤고 있다. 5경기에 선발 등판해서 23.1이닝 동안 20피안타 23 탈삼진으로 나름 위력적인 구위는 뽐내고 있지만 역시 문제는 제구다 이 기간 동안 17개의 볼넷을 허용하면서 15점을 헌납했고 이 기간의 평균자책점도 5.79에 달해서 한 경기를 믿고 맡길 수준이 아니다.

 

사실 팀의 미래가 달린 에이스급 스터프의 투수고 바로 직전 해의 사이영상 3위 투수를 이정도 부진으로 내리는 건 쉽지 않다. 하지만 지금 토론토 블루제이스에게는 기다릴 여유가 없다. 아메리칸 리그 와일드카드 순위에서 턱걸이인 3위에 올라있기도 하고, 그 아래의 시애틀은 최근 10경기 9승 1패의 성적으로 0.5게임 차까지 추격했다. 그 아래로는 레드삭스와 양키스가 버티고 있고 남은 일정도 아메리칸 리그 동부지구 팀과의 대결이 지긋지긋하게도 기다리고 있으니 알렉 마노아를 기다릴 수는 없다는 판단이 들었을 것이다.

 

국내 언론에서는 벌써부터 알렉 마노아의 마이너 행이 류현진에 대한 믿음 덕분이라며 국뽕 기사를 내고 있지만 (물론 류현진의 존재가 선택에 영향은 줬겠지만) 지금의 마노아는 류현진이 없더라도 오프너로 돌려막기가 훨씬 낫겠다 싶은 수준이다. 토론토의 불펜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상당히 준수하니...

 

알렉 마노아의 시즌 성적
시즌 ERA 이닝 피안타 볼넷 삼진 피안타율 WHIP
2022 16 7 2.24 196.2 144 51 180 0.202 0.99
2023 3 9 5.87 87.1 93 59 79 0.269 1.74

 

같은 투수가 한해만에 어떻게 이렇게나 망가질 수 있을까 싶은 성적이긴 하다.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80이닝 이상 던진 투수 중에서 마노아 보다 높은 WHIP를 기록한 투수는 없다. 거의 이닝당 2명 가까이 출루를 시키고 있다는 것인데 다른 걸 차치하고 이것 만으로도 치열한 순위 싸움을 하고 있는 팀 야수들에게 엄청난 피로감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마 포스트시즌을 대비한 조정을 거친 뒤 시즌 막판에 올라와서 잠깐의 점검 후 포스트시즌 로스터 합류 여부를 고민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포스트시즌은 단기전의 특성상 강력한 스터프의 투수는 결정적인 전력이 될 수 있다.

 

마노아의 이탈은 토미존 수술 후 이번 시즌을 마치고 FA가 되는 류현진에게는 일종의 기회가 될 것 같다. 그동안 토론토는 6인 선발 로테이션을 운영해왔는데 그대로라면 남은 시즌 류현진에게는 7회 정도의 선발 등판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5인 로테이션으로 바뀌면 류현진의 활약에 따라 최소 1~2경기를 더 나설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더욱이 토론토 선발 마운드는 꽤 준수하긴 하지만 케빈 가우즈먼과 원투펀치라 부르기엔 다들 조금 아쉽다.

 

남은 시즌 토론토 선발 로테이션
이름 ERA 이닝 피안타 볼넷 삼진 피안타율 WHIP
가우즈먼 9 6 3.04 139.0 124 34 183 0.236 1.14
배리오스 9 8 3.53 140.1 131 40 132 0.247 1.22
배싯 11 6 3.87 139.2 128 46 131 0.242 1.25
기쿠치 9 4 3.53 122.1 116 35 125 0.248 1.23
류현진 0 1 4.00 9.0 9 2 5 0.273 1.22

 

한편 류현진은 14일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에 시즌 세 번째 선발등판이 예정되어 있다. 컵스는 개인적으로 이번 시즌 좀 희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때 시즌을 포기하는 듯 했었지만 지금은 간신히 시즌 승률 5할을 넘기고(+4) 있고 1위와 2.5게임 차이다. 이번 시즌에 규정타석을 충족하고 OPS 0.8을 넘긴 타자가 한 명도 없을 정도로 만만해 보이지만(OPS 팀내 1위 - 댄스비 스완슨 0.775) 밸린저가 MVP 시절 폼을 거의 찾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규정타석 미달 OPS 0.938), 한화 출신의 마이크 터크먼이 쏠쏠한 활약을 보이고 있다. (규정타석 미달 OPS 0.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