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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 마노아, 성공적인 메이저리그 복귀

태드로 BASEBALL 2023. 7. 8.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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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 마노아 메이저리그 복귀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알렉 마노아가 선발 로테이션에 복귀했다. 지난 해 16승 7패 평균자책점 2.24 196.2이닝 180탈삼진을 기록하며 사이영상 투표 3위에 올랐던 마노아는 올해 그야말로 죽을 쑤던 중이었다. 마이너리그로 내려가기 전인 6월 초까지 13경기에 등판해서 58이닝 동안 피홈런을 11개나 허용하고 피안타율이 2할 9푼에 육박하는 등 지난 해 성적을 믿기 어려울 정도의 배팅볼 수준의 투수로 전락한 것이다. 토론토는 6월 6일 대삽질(0.1이닝 6실점) 이후 마노아를 마이너리그로 내려 보냈고, 마이너리그 등판에서도 그리 회복된 모습을 보이지는 못했지만(루키 리그 등판에서 2.2이닝 11실점) 팀에서는 이제 때가 됐다고 판단한 것인지 한 달여 만에 메이저리그로 복귀 시켰다.

 

우리나라 언론에서는 알렉 마노아가 신인 시절 류현진에 대해서 호의적인 몇 번의 인터뷰를 한 이후 '류현진 바라기'라고... 낯 뜨거운 애칭으로 부르고 있는데 (마노아가 그 사실을 알게 되는 일은 없었으면...) 암튼 류현진의 재활 막바지에 마이너리그에서 두 선수가 재회했고, 집에 초대해서 식사도 같이 하는 모습을 보이기는 했다. 실제로 서로 '브로'라고 부르며 꽤 친하게 지내는 것 같기는 하다. 그래도 메이저리그 기사 리스트에 '류현진 바라기'라는 제목이 뜨면 내가 왜 부끄러워지는지 모르겠다. 복귀 기사 역시 '류현진 바라기의 귀환'이다. 클릭수를 의식한 거겠지만 적당히들 좀 했으면...

 

어쨌든 알렉 마노아는 오늘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하는 것으로 메이저리그 복귀를 알렸다. 6이닝 동안 91개의 공을 던졌고 사사구 없이 5개의 피안타를 허용하며 1실점, 8탈삼진으로 성공적인 복귀전을 기록했다. 팀도 12득점을 선물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특히 23명의 타자를 상대하는 동안 초구 스트라이크 19개를 잡을 정도로 공격적인 투구였는데 91개의 공 가운데 스트라이크를 64개나 던졌다는 건 상당히 긍정적인 신호다. 마이너리그로 내려가기 전의 마노아가 1승 7패에 평균자책점 6.36을 기록했던 건 58이닝 동안 42개의 볼넷을 기록한 것이 결정적인 요인이었기 때문이다. 이는 9이닝으로 환산했을 때 6.5개에 달하는 수치로, 사이영상 3위를 차지한 지난해 마노아의 9이닝당 볼넷은 2.3개였다.

 

 

 

 

알렉 마노아가 복귀전에서 6이닝 무사사구 호투를 보여줌에 따라 토론토는 당분간 꽤 안정적인 5인 로테이션을 가동할 것으로 생각된다. 토론토는 현재 화려하진 않아도 이미 꽤 안정적인 4명의 선발 투수를 보유 중이다.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는 캐빈 가우즈먼(3.04 7승 4패 109.2이닝 97피안타 146 탈삼진 1.13WHIP)을 필두로 호세 베리오스(3.50 8승 6패 108이닝 94피안타 101탈삼진 1.14WHIP), 유세이 기쿠치(4.24 7승 3패 93.1이닝 93피안타 96탈삼진 1.29WHIP)까지 세 명 모두 지난해보다 향상된 성적을 기록하고 있고, 올해 새로 영입한 크리스 배싯 역시 딱 자신의 이름값, 기대에 걸맞는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4.09 8승 5패 105.2이닝 90피안타 98탈삼진 1.19WHIP) 게다가 3.1이닝 동안 4개의 홈런을 얻어 맞으며 9실점으로 무너졌던 시즌 첫 등판을 제외하면 크리스 베싯의 평균자책점은 3.43까지 내려간다. 3-4선발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준수하다.

 

이제 후반기 시작과 함께 선발 로테이션에 복귀할 것으로 보이는 류현진만 토론토 계약 첫 해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토론토의 로테이션은 메이저리그 전체로 보아도 가장 안정적인 축에 속하게 될 것이다. 4년 8000만 달러 계약의 마지막 해이기 때문에 팀이나 류현진 개인으로나 복귀를 조금 서두를 것으로 보이는데, 감독은 이미 가우즈먼과 베리오스가 5일 휴식 후 더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들어 6인 로테이션을 운용할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87년생으로 올해 36살인데다 토미존 수술을 받고 돌아오는 류현진 입장에서도 나쁠 건 없어 보인다. 다만, 올스타 브레이크 직후 복귀한다고 해도 6인 로테이션이면 류현진에게는 10번 정도의 기회만 남아있다는 건데 과연 가치를 증명하고 내년에 뛸 팀을 구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더욱이 아메리칸 리그 동부지구는 올해 꼴찌 보스턴 레드삭스마저 0.517의 승률을 기록하고 있을 정도로 강력한 모습들이다. 가뜩이나 2021년 후반기에 볼티모어, 보스턴,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상당히 좋지 않았는데 올해의 동부지구 팀들은 그 때와 비교하여 구멍(볼티모어) 마저도 사라졌다. 개인적으로는 류현진 선수가 성공적으로 복귀해서 마노아와 함께 로테이션을 이끌어주길 바라지만, MLB.COM 뎁스차트 기준으로도 이제는 5선발로 구분되고 있는 것이 현실인지라... 그저 부상 재발 없이 메이저리그에서 3-4년만 더 좋은 모습으로 뛰어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