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란타도 디비전 시리즈 탈락, 챔피언십 시리즈 대진 확정
애틀란타 브레이브스가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디비전 시리즈에서 1승 3패로 탈락했다. 상당히 충격적인 결과인데... 이로써 올해 정규시즌에서 100승 이상을 거둔 세 팀은 모두 디비전 시리즈에서 탈락하게 되었다.
2023년 정규시즌 100승 이상 팀의 디비전 시리즈 성적
* 애틀란타 브레이브스
정규시즌 : 104승 / 디비전 시리즈 1승 3패 탈락
* LA 다저스
정규시즌 : 100승 / 디비전 시리즈 3패 탈락
* 볼티모어 오리올스
정규시즌 101승 / 디비전 시리즈 3패 탈락
정규시즌 100승 이상을 거둔 3팀이 디비전 시리즈에서 동시에 탈락한 건 2002년 포스트시즌 이후 21년 만에 벌어진 일이다. 가뜩이나 정규시즌 우수한 성적의 팀에 대한 포스트 시즌 이점이 없는 것으로 최근 말이 많은데... 또 한 번 포스트시즌 제도를 뜯어 고치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만 좀 뜯어 고쳤으면...)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은 엄연히 다르다. 정규시즌이 뎁스와 부상자 관리, 프런트와 감독의 조화, 준수한 여러 선수들에게 영향을 받는다면, 포스트시즌은 미친 활약을 보이는 선수 몇으로도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개인적으로는 날뛸 수 있는 선수들이 여럿 있는 애틀란타가 단기전에서도 강세를 보일거라고 예상했지만... 필라델피아 역시, 그런 컬러를 가진 팀이다.
필라델피아에는 브라이스 하퍼라는 '크레이지 모드일 경우'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무서운 타자가 버티고 있고, 전반적으로 정규시즌에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닉 카스테야노스와 트레이 터너가 크레이지 모드에 합류하면서 애틀란타 마운드를 무기력하게 만든 것 같다.
투수진의 스터프는 약간 아쉽지만... 이런 기세에 힘입어 우승후보 1순위인 애틀란타를 무너뜨렸다.
반면 애틀란타는 팀의 자랑인 로널드 아쿠냐 주니어와 맷 올슨이 나란히 침묵하면서 이렇다 할 반격도 할 수 없었던 것 같다. 아쿠냐 주니어는 14타수 2안타에 4경기에서 출루도 4번에 그쳤고, 올슨은 16타수 4안타에 장타와 타점을 하나도 기록하지 못했다.
아쿠냐 주니어와 맷 올슨의 2023 디비전 시리즈 성적
이름 | 타수 | 안타 | 홈런 | 타점 | 타율 | 출루율 | 장타율 |
아쿠냐 jr | 14 | 2 | 0 | 0 | .143 | .294 | .214 |
올슨 | 16 | 4 | 0 | 0 | .250 | .294 | .250 |
아쿠냐 주니어와 맷 올슨의 크레이지 정규시즌
이름 | 타수 | 안타 | 홈런 | 타점 | 타율 | 출루율 | 장타율 |
아쿠냐 jr | 643 | 217 | 41 | 106 | .337 | .416 | .596 |
올슨 | 608 | 172 | 54 | 139 | .283 | .389 | .604 |
* 로널드 아쿠냐 주니어 : 최다안타, 출루율, 도루 부문 메이저리그 전체 1위
* 맷 올슨 : 홈런, 타점 부문 메이저리그 전체 1위
팀의 간판 선수인 두 선수의 침묵은 팀 전체의 침묵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아쿠냐 주니어의 침묵이 뼈아픈데... 아쿠냐 주니어가 좋은 성적을 낼때 팀 분위기는 축제에 가깝다. 라틴 계열 선수다운 모습인데, 대신 이번 시리즈처럼 자신이 부진할 땐 팀 분위기 전체를 다운 시키는 양날의 검이다.
<이번 시즌 40호 홈런을 친 뒤 현란한 세레머니 모습>
아쿠냐 주니어 정도 되는 스타라면 자신이 부진하더라도 팀 동료를 응원하고 독려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보탬이 될 것이다. 그런데 이번 시리즈에서 땅볼을 치고 전력질주를 안 하는 모습을 보며... 클럽하우스 리더로는 역시 프레디 프리먼 유형의 선수가 적합하다는 생각을 했다.
<디비전 시리즈 내내 아쿠냐 주니어 표정>
아무튼... 애틀란타의 탈락 확정으로 인해, 2023년 디비전 시리즈는 와일드 카드로 진출한 팀이 모두 이기는 결과로 이어졌다. (휴스턴VS미네소타의 시리즈는 두 팀 모두 지구 우승 팀) 와일드 카드로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하는 건 이젠 드문 일이 아니다.
심지어 지난 해 필라델피아 필리스는 전체 11위의 성적으로 월드시리즈에 올랐으며 2021년 월드시리즈 우승 팀인 애틀란타 브레이브 역시 정규시즌 전체 12위의 성적이었다. (올해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12위)
역시 정규시즌 마지막 순간까지 긴장의 끈을 풀지 않을 만큼 적당한 성적을 내는 게 오히려 정규시즌에서는 유리한 듯하다. 2000년대 이후 162경기 정규시즌 최강팀이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해낸 경우는 5번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