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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이튼 커쇼 부상자 명단 등재

태드로 BASEBALL 2023. 7. 4.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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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이튼 커쇼

 

LA 다저스의 클레이튼 커쇼가 결국 올해에도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올해를 포함해 최근 3년간 6번째 부상자 명단이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선수가 커쇼이기에 올해 만큼은 들리지 않길 바랐던 소식이었다. 커쇼는 올해 고작 1년 2000만 달러라는 이름값에 걸맞지 않는 계약을 맺었는데, 2021년에도, 2022년에도 마찬가지로 1년 계약에 그쳤다. 그것은 역시 커쇼의 누적 스탯과 이름값에도 불구하고 최근 수년간 제기되어 온 그의 내구성에 대한 의심의 결과일 것이다.

 

클레이튼 커쇼는 2019년에 규정이닝을 16이닝 넘긴 178.1이닝을 투구했고, 풀타임 메이저리거가 된 후로 최초로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3.03) 이때부터 커쇼 시대는 조금씩 막을 내리고 있었다고 보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최상급인 피안타율과 삼진/볼넷 등을 근거로 들어, 커쇼가 다시금 부활하기를 바랐다. 하지만 펜데믹으로 단축 시즌이었던 2020년의 사이영급 투구를 한 번 보여준 이후로 2021년에는 커리어 중 가장 나쁜 평균자책점(3.55)를 기록했고, 이 때부터 본격적인 LA 다저스의 푸대접이 시작됐다.

 

커쇼 본인도 이제는 규정이닝을 채우기도 어려워진 투수라는 처지를 인정한 것인지 더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는 타구단(대표적으로는 텍사스)과의 연결을 거부하기도 했지만 지난 시즌에 그가 보여준 퍼포먼스 (12승 3패 2.28 / 126.1이닝 96피안타 137탈삼진 / 피안타율 .206 WHIP 0.94)는 기록만 놓고 보면 전성기에 버금가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예년보다 일찍 계약을 맺고 시즌을 준비한 2023년에 대한 기대가 꽤 컸다. 그리고 몇 번의 부침이 있기는 했지만 올시즌 상반기에 커쇼가 보여준 성적을 그 기대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했다.

 

거의 박살나다시피 한 다저스 마운드에서 커쇼가 몇 년만에 진짜 에이스로서 팀을 이끄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커쇼는 전반기에 16경기에 모두 선발 등판하여, 95.1이닝이라는.... 오랜만의 시즌 규정이닝을 넘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수치를 기록했다. 작년보다 조금 높아지기는 했지만 2.55의 평균자책점(NL 3위)이나 10승(NL 1위), .216의 피안타율(NL 7위), 1.05의 WHIP(NL 2위) 등의 성적은 아직 커쇼의 시대가 완전히 끝나지는 않았다고 증명하기에 충분한 성적이다.

 

어쨌든 15일자 부상자 명단에 오르게 됨에 따라 커쇼는 개인 통산 10번째로 선발된 올스타전에 출전할 수 없게 되었다. 특히 이번 부상은 그동안 커쇼를 괴롭혀 오던 고질적인 등, 허리 부위가 아니라 공을 던지는 왼쪽 어깨라는 점이 조금 우려스럽다. 물론 올스타 브레이크 덕분에 15일의 부상자 명단 기간만으로 회복될 수 있다면, 실제로 그가 로스터에서 빠진 시간은 그리 길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다저스와 커쇼 모두 15일자 기간이 끝나는 즉시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는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나 역시 바라는 바다.

 

한때 지구 에이스라는 수식어를 가지고 있던 커쇼의 전성기는 분명히 지났다. 하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팀에서 에이스를 맡을 수 있는 구위를 가진 선수가 부상으로 신음하는 것을 보는 일은 유쾌하지 않다. 물론 커쇼 외에도 수많은 노장 선수들이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지만 (그런 면에서 벌렌더와 슈어저를 원투 펀치로 내세운 메츠의 몰락은... 사실 많은 사람이 예상하지 않았을까?) 커쇼는 조금 이른 나이부터 몸에 다양한 부상이 찾아왔다는 점에서 팬으로서 상당히 안타깝다. 커쇼는 2015년 그의 나이 27살 때 포스트시즌 포함 245이닝을 투구한 이후로 단 한번도 200이닝에 근접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제외 8년간 규정이닝도 2회 뿐)

 

2010년대에 커쇼의 투구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는 것에 상당히 큰 행복을 느꼈던 사람으로서, 커쇼의 이번 부상이 부디 15일 안에 회복 되기를, 다시 돌아와서 규정이닝을 채워주기를, 올시즌이 지난 뒤 은퇴 소문이 나오지 않게끔 다년 계약을 맺어주기를 바라본다.

 

마지막으로 감탄할 겸 한 번 적어보는 클레이튼 커쇼의 커리어 하이 시즌(2013년)

33경기 16승 9패 236이닝 164피안타 232탈삼진 .195피안타율 0.92WHIP

 

*커쇼의 커리어 하이는 사실 2013~2016시즌까지 전부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