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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세 바티스타 은퇴식, 구단 명예의 전당 입성

태드로 BASEBALL 2023. 8. 13.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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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세 바티스타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2010년대 전성기를 함께 했던 선수 중 하나인 호세 바티스타가 오늘 구단에서 마련해준 은퇴식 행사를 통해 구단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토론토 구단 명예의 전당에는 로이 할러데이, 카를로스 델가도 등 익숙한 이름들이 많은데 호세 바티스타가 그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토론토는 오늘의 은퇴식을 위해 호세 바티스타와 하루짜리 선수 계약을 맺었다.

 

은퇴식을 위해선 규정상 계약이 필요한 것인지, 레전드 예우를 위한 퍼포먼스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이런 이벤트를 정말 잘 하는 것 같다. 나는 개인적으로 내가 응원하던 KBO 구단이 레전드 선수 몇몇의 선수 생활 막바지에 은퇴를 종용하고 앞장서서 그 선수의 명예를 떨어뜨리는 모습을 보고 정나미가 떨어진 적이 있다. 그런면에서 메이저리그의 이런 이벤트들을 볼 때마다 부러운 마음도 든다.

 

호세 바티스타는 2010년대 중반 토론토를 남자의 팀으로 만드는데 큰 역할을 했던 선수다. 에드윈 엔카나시온, 조쉬 도널드슨 등과 함께 엄청난 강타선을 구축했었는데, 나는 당시의 블루제이스를 별로 좋아하진 않았지만 남자다운 팀 컬러, 시원시원한 공격에 강한 인상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선수 시절 내내 꽤 훌륭한 성적을 남긴 호세 바티스타이지만 사실 그는 경기 이외의 것으로 아직도 회자되는 편이다.

 

당시에도 남자의 팀이라고 불리는 경우가 많았고 그만큼 역동적인 경기를 많이 보여줬는데, 그 중 호세 바티스타가 가장 앞장섰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 선수들은 우리 팀한테는 힘을 주고 팬들을 열광하게 하지만 상대에겐 표적이 되기도 하고 언제나 적이 많은 편이다. 지금까지도 구글이나 유튜브에서 호세 바티스타라는 단어를 검색하면(한글이든 영어든) 배트 플립, 그리고 오도어라는 연관 검색어가 붙는다.

 

 

배트 플립은 뭐 거의 메이저리그 역사에 남을 수준이다. 메이저리그는 '빠던'이라고 불리는 배트 플립을 금기시 하고 있는데 호세 바티스타의 빠던은 지금 봐도 짜릿하다. 오도어와의 주먹 다짐 역시 메이저리그 역사에 남을 수준이다. 바티스타 입장에서는 일방적으로 맞은 쪽이었지만 시발점이 바티스타 쪽이었다. 그리고 워낙 강력한 펀치를 얻어맞은 탓에 지금도 유튜브에서 그 영상을 보려면 성인 인증을 해야 되는 수준이다. 바티스타와 달리 선수로서는 이렇다할 업적이나 기록이 없는 오도어도 그의 대표 명장면이 펀치 영상이라는 점은 조금 우습다.

 

 

호세 바티스타의 커리어 하이 시즌은 2011년이다. 경력 내내 전형적인 OPS형 타자였던 바티스타는 2011년에는 무려 132개의 볼넷을 곁들여 1.055라는 엄청난 OPS를 남겼다.

2011년 호세 바티스타 성적
0.302 / 0.447 / 0.608
513타수 155안타 43홈런 103타점 132볼넷 8.3WAR

 

2011년에 정점을 찍고 에이징 커브가 진행되는 기간에 엔카나시온과 도널드슨을 만난 건 좀 아쉬운 부분이다. 엔카나시온은 2012-2016 시즌이 정점이었고 도널드슨은 2015-2017시즌이 정점이었다. (여담이지만 올해 김하성의 WAR은 162경기 환산 기준으로 8.3에 달한다. 김하성은 올해 호세 바티스타의 커리어 하이 시즌에 버금가는 임팩트를 보여주고 있는 것)

 

토론토 구단 명예의 전당에 오른 호세 바티스타이지만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 입성까지는 조금 버거워 보인다. 일단 누적 스탯 면에서 344홈런을 기록하긴 했어도 1,000타점과 1,500안타에도 미치지 못했다. (975타점/1,496안타) 누적 WAR이 어정쩡한 36.7이고 명예의전당 입성 가능성을 측정하는 JAWS 수치도 37.5 밖에 되지 않는다. (명예의 전당 입성에 성공한 야수들 평균이 50이상) 하지만 워낙 임팩트 있는 몇 개의 시즌을 보낸 선수이고, 다른 의미의 메이저리그 명장면을 여럿 남긴 선수이기에 명예의 전당 투표에서 아주 창피한 수준의 득표율을 기록하진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