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R의 의미는? 김하성의 WAR이 말하는 그의 가치
메이저리그를 보는 한국 야구팬들 사이에서 최근 상당히 설레는 일이 있다. 김하성의 WAR이 내셔널리그 전체 1위에 올라 있는 것이다. 시즌 마지막까지 이 기세가 이어진다면 김하성의 네임벨류는 몇 단계 격상할 것이다.
올해와 2022년의 메이저리그 WAR TOP10
2023년
이름 | WAR |
오타니 쇼헤이 | 9.2 |
김하성 | 5.9 |
로널드 아쿠냐 주니어 | 5.9 |
무키 베츠 | 5.6 |
완더 프랑코 | 5.4 |
프레디 프리먼 | 5.3 |
코리 시거 | 5.2 |
마커스 세미언 | 5.0 |
맷 올슨 | 5.0 |
게릿 콜 | 4.9 |
2022년
이름 | WAR |
애런 저지(AL MVP) | 10.6 |
오타니 쇼헤이 | 9.6 |
놀란 아레나도 | 7.9 |
폴 골드슈미트(NL MVP) | 7.8 |
샌디 알칸타라(NL 사이영상) | 7.8 |
안드레스 히메네즈 | 7.4 |
매니 마차도 | 6.8 |
요르단 알바레즈 | 6.8 |
오스틴 라일리 | 6.5 |
JT 리얼무토 | 6.5 |
2022년에는 아메리칸 리그 MVP가 WAR도 1위인 애런 저지였고, 내셔널 리그 MVP는 WAR 2위인 폴 골드슈미트였다. 최근 야구에서는 WAR이 클래식 스탯 보다 더 높이 평가 받는 추세이고, 그런 의미에서 162경기 환산 WAR이 8.3인 김하성은 가히 MVP급 활약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김하성이 MVP를 수상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래도 최종 순위 5위 안에는 충분히 들 수 있는 성적이다.
WAR이란?
그렇다면 WAR은 무슨 기록일까?
Wins Above Replacement
대체 선수를 기준으로 해당 선수가 팀에 몇 승을 더 해줬는지를 수치화한 기록이다. 여기서 대체 선수란 통상적으로 메이저리그와 트리플A 중간에 있는 선수를 지칭한다.
예를 들어 현재 WAR이 0.4인 LA 다저스의 키케 에르난데스가 김하성 대신 샌디에이고의 주전 2루수였다면 샌디에고의 현재 성적은 56승 62패(승률 0.475)가 아닌 51승 67패(승률 0.432)가 됐을 거라는 걸 말한다. 이는 어렴풋하게라도 와일드카드의 끈을 잡고 있냐, 시즌 포기냐가 갈릴 정도의 차이다. 만약 샌디에이고가 리그 선두 자리를 몇 경기 차로 다투고 있다면 그 가치는 더해질 것이다.
WAR이 갖는 가치
통상적으로 WAR 1이 갖는 가치는 700~800만달러로 측정된다. 보수적인 경우에도 500만달러 정도는 인정해주는 분위기인데, WAR 10을 매년 기대할 수 있는 오타니 쇼헤이의 내년 이후 예상 연봉이 5000만~6000만 달러인 것과 2022년 10.6의 WAR을 기록한 뒤 평균연봉 4000만달러에 계약한 애런 저지 등의 예로 보면, 개인적으로는 WAR 1이 400~500만달러 정도로 시장에서 인정 받는다고 판단한다.
* 그런 측면에서 올해 8 이상의 WAR을 기록한다면 김하성의 적정 연봉은 3000만~4000만 달러라고 할 수 있다. 실제 김하성의 연봉은 700만 달러이니, 샌디에이고 단장 입장에서 거의 유일하게 몸값 이상을 해내는 선수인 김하성에게 큰절을 해도 될 정도다.
김하성의 성적과 메이저리그에서의 위치, 적정 연봉은 얼마일까?
어썸킴, 김하성이 역대급 시즌을 보내고 있다. 추신수의 커리어 하이였던 2013년 시즌(OPS 0.885 / WAR 4.6)도 이미 넘어섰다고 생각한다. 지금 김하성의 성적이 메이저리그에서 어떤 수준인지 만약 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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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팬그래프스 측에서는 fWAR 1당 1000만 달러의 가치를 갖는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bWAR VS fWAR
WAR은 두 가지로 나뉜다. bWAR과 fWAR이 바로 그것인데, WAR이라는 개념 자체가 최근 들어서 나온 것이고 타율, 출루율과 같은 클래식 스탯과 달리 숫자 분석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개념이다 보니 여러 단체에서 WAR에 대한 분석을 내놓는다.
그 중 대표적인 단체가 베이스볼 레퍼런스와 팬그래프스닷컴인데, 각각 단체의 앞글자를 따서 bWAR, fWAR이라 부른다. 이 글의 상단에서 기재해놓은 모든 기록은 bWAR 기준이다. 이유는 김하성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지표이기도 하지만 실제 bWAR가 조금 더 대중적으로 쓰이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물론 두 단체 모두 공신력을 인정 받고 있고, 야구 팬 사이에서도 거의 반반으로 갈리는 분위기이지만 베이스볼 레퍼런스 기록이 (내가 보기에) 팬그래프스 기록 보다 더 대중적인 지표를 채택한다. 베이스볼 레퍼런스가 더 알기 쉽고 대중적이라면 팬그래프스는 더 깊이 있고 마니아적이다. 예를 들자면 베이스볼 레퍼런스가 OPS를 말한다면 팬그래프스는 조정 OPS를 말하는 느낌이다.
두 WAR의 가장 큰 차이는 수비 지표인데 bWAR이 수비 지표로 DRS을 사용하는 반면 fWAR은 UZR이라는 좀 더 복잡한 개념을 사용한다. DRS는 수비수가 몇 개의 실점을 막아냈냐를 나타내는 지표이고 UZR 역시 수비수의 능력으로 팀 실점을 줄이는데 기여한 정도를 말한다. 둘 다 많이 쓰이긴 하지만 DRS이 더 친숙하다. (하지만 계산법은 UZR이 더 복잡하고 세분화 된다.)
현재 메이저리그의 bWAR, fWAR 순위를 보면 아래와 같다.
bWAR | fWAR | ||
오타니 쇼헤이 | 9.2 | 오타니 쇼헤이 | 8.1 |
김하성 | 5.9 | 로널드 아쿠냐 주니어 | 6.3 |
로널드 아쿠냐 주니어 | 5.9 | 프레디 프리먼 | 6.1 |
무키 베츠 | 5.6 | 무키 베츠 | 5.4 |
완더 프랑코 | 5.4 | 완더 프랑코 | 4.8 |
프레디 프리먼 | 5.3 | 마커스 세미언 | 4.7 |
코리 시거 | 5.2 | 루이스 로버트 주니어 | 4.7 |
마커스 세미언 | 5.0 | 코리 시거 | 4.5 |
맷 올슨 | 5.0 | 김하성 | 4.4 |
게릿 콜 | 4.9 | 케빈 가우즈먼 | 4.4 |
두 수치 모두 특급 플레이어만 속해 있고, 그 중에 김하성이 있다는 건 기분 좋은 일이지만 순위가 크게 나뉜다. 그 차이가 큰 김하성의 경우 fWAR에 따르면 연봉 가치가 최대 1000만달러 이상 하락한다.
그럼에도 두 수치 중 하나라도 속한 내셔널리그 선수는 김하성, 로널드 아쿠냐 주니어, 프레디 프리먼, 무키 베츠, 맷 올슨 이렇게 다섯 명의 선수 뿐이다. (맷 올슨의 fWAR은 11위)
내셔널리그 WAR 상위권 선수들의 올해 연봉
이름 | bWAR | fWAR | 연봉 |
김하성 | 5.9 | 4.4 | $7,000,000 |
로널드 아쿠냐 주니어 | 5.9 | 6.3 | $17,000,000 |
프레디 프리먼 | 5.3 | 6.1 | $27,000,000 |
무키 베츠 | 5.6 | 5.4 | $20,000,000 |
맷 올슨 | 5.0 | 4.3 | $21,000,000 |
* 선수에 따라 평균 연봉, 혹은 올해 연봉을 기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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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틀란타 브레이브스의 맷올슨이 시즌 40번째 홈런을 기록하면서 오타니 쇼헤이와 더불어 메이저리그 전체 홈런 공동 1위에 올랐다.(한국시간 8월 11일 기준) 최근 들어 무서운 타격 상승세를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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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R은 근래 들어 가장 공신력이 높은 선수 평가 수단이다. 클래식 스탯에서는 화려함이 조금 떨어질지 몰라도 김하성의 WAR은 역대급임에 틀림없다. 연간 6 이상의 WAR을 기록한 선수는 현지에서도 올스타급을 넘어 MVP급이라 평가 받는다. 아직 전성기에 놓여있는 김하성이 1-2년 정도 이런 모습을 유지한다면 강팀에서 서로 김하성을 모셔 가려고 경쟁하는 모습은 현실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