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은 샌디에이고와 연장 계약을 맺는 게 좋을까?
오늘 샌디에이고와 마이애미 말린스의 경기는 팀이 '김하성 데이'로 정한 경기였다. 입장하는 관중들에게 김하성 버블 헤드 인형을 선물했다. 이런 특별한 날, 김하성은 만루홈런을 포함한 멀티 장타로 팀의 6-2 승리를 이끌었다. 오늘 승리로 샌디에이고는 60승 66패를 기록했고, 상당히 희미하긴 하지만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을 남겨두게 되었다. (와일드 카드 3위 샌프란시스코와 5.5경기 차)
김하성 17호 만루홈런, 오늘의 김하성 (8월 22일 마이애미전)
김하성을 위한 경기였다. (조연 마차도) 김하성은 마이애미와의 시리즈 첫 경기에서 1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서 시작부터 뜨거웠다. 첫 타석에서 2루타 후 3루 도루, 득점까지 기록한 김하성은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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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중요한 경기에 김하성의 활약으로 샌디에이고가 승리하는 모습을 올해에만 수차례 보았다. 또한, TV 속에서 보이는 팻코 파크(샌디에이고 홈경기장)는 김하성이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하성킴, 어썸킴'을 연호하는 관중들로 가득하다. 현지 분위기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김하성이 샌디에이고 팬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그도 그럴 것이 연봉총액은 메이저리그 상위권임에도 돈값을 못하는 선수들로 가득한 로스터에서 자신의 몸값 4~5배를 해내는 김하성이 팬들 입장에서는 위안일 수도 있을 것이다.
700만달러의 연봉을 받는 김하성은 현재 5.8의 WAR을 기록하고 있어서 3000만달러~4500만달러치의 활약을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김하성의 WAR는 팀내에서는 단연 1위이고, 메이저 리그 전체에서 4위에 랭크되어 있을 정도로 높은 성적이다. (8월 22일 경기는 미반영)
메이저리그 WAR 상위 10명 (8월 22일 현재)
이름 | WAR | 연봉 |
오타니 쇼헤이 | 9.4 | $30,000,000 |
무키 베츠 | 6.4 | $25,416,667 |
로널드 아쿠냐 주니어 | 6.2 | $17,000,000 |
김하성 | 5.8 | $7,000,000 |
마커스 세미엔 | 5.5 | $26,000,000 |
완더 프랑코(퇴출될 듯) | 5.5 | $2,454,546 |
코리 시거 | 5.5 | $35,500,000 |
프레디 프리먼 | 5.4 | $27,000,000 |
맷 올슨 | 4.9 | $21,000,000 |
프란시스코 린도어 | 4.9 | $34,100,000 |
WAR의 의미는? 김하성의 WAR이 말하는 그의 가치
메이저리그를 보는 한국 야구팬들 사이에서 최근 상당히 설레는 일이 있다. 김하성의 WAR이 내셔널리그 전체 1위에 올라 있는 것이다. 시즌 마지막까지 이 기세가 이어진다면 김하성의 네임벨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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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 보다 낮은 연봉으로도 5.5의 WAR을 기록 중인 완더 프랑코가 있지만 프랑코는 템파베이와 초장기계약을 맺은 선수로서 2025년 845만달러, 2026년 1545만달러, 2027년 2245만달러, 2028년 2545만달러 등 평균 연봉으로 치면 4년 2800만달러의 김하성과 비교가 안 되는 선수다. 게다가 프랑코는 팀내 케미를 해치는 행동으로 유명했는데 이미 메이저리그에서의 퇴출이 확정되는 분위기다. (즉 5.5로 시즌 종료)
김하성과 함께 리스트에 올라 있는 선수들은 완더 프랑코를 제외하고 8명의 평균 연봉이 2700만달러다. 김하성 연봉의 4배에 해당하는 액수로, 김하성은 메이저리그 탑급 성적으로 경쟁하고 있으면서도 저렴한 연봉, 게다가 허슬 플레이로 모범이 되는 선수다. 구단이나 팬이 좋아할 수밖에 없는 여러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 때문에 벌써부터 샌디에이고 언론에서는 김하성과의 연장계약 얘기가 슬슬 나오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나는 김하성이 그런 선택(연장계약)은 하지 않길 바라는 쪽이다.
우선 나는 아래의 글을 통해 샌디에이고가 암흑기에 들어갈 것 같다고 예상한 바 있다. 장기계약, 연장계약을 맺은 선수들이 계약의 초기부터 상당히 부진한 성적을 내고 있고, 그중 다수는 40세 시즌이 넘어갈 때까지 고액으로 보장된 계약이다.
김하성의 연봉과 샌디에이고 선수단 연봉
샌디에이고는 올해 개막전 기준으로 메이저리그에서 3번째로 많은 연봉 총액을 기록한 팀이다. (1위 뉴욕 메츠, 2위 뉴욕 양키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인 LA 다저스(5위), 이번 시즌 극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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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의 연장계약을 반대하는 또 다른 이유는 김하성의 성적이다. 김하성은 샌디에이고의 홈경기장인 펫코 파크에서 저조한 타격 성적을 내고 있다. 김하성의 이번 시즌 홈, 원정 경기 기록은 아래와 같다.
김하성의 2023년 홈, 원정 타격 성적 비교
구분 | 타수 | 안타 | 홈런 | 타점 | 타율 | 출루율 | 장타율 |
홈 | 212 | 56 | 7 | 19 | 0.264 | 0.349 | 0.401 |
원정 | 198 | 58 | 9 | 26 | 0.293 | 0.391 | 0.480 |
타율 3푼, OPS 1할 2푼 이상의 차이가 나는 홈, 원정별 성적이다. (도루: 홈에서 11번 성공 6번 실패 / 원정에서 17번 성공 1번 실패) 홈과 원정에서 이렇게 차이가 나는 것은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무시할 수 없는 것이 펫코 파크의 파크 팩터이다. 파크 팩터는 경기장이 투수나 타자에게 각각 얼마나 유리하고 불리한지를 나타내는 점수다.
2023년 메이저리그 구장 파크펙터 순위
구장명 | 홈팀 | 파크팩터 |
쿠어스 필드 | 콜로라도 로키스 | 111 |
팬웨이 파크 | 보스턴 레드삭스 | 109 |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 파크 | 신시내티 레즈 | 107 |
카우프만 스타디움 | 캔자스시티 로얄스 | 103 |
내셔널스 파크 | 워싱턴 내셔널스 | 103 |
<중략 | ||
오클랜드 콜로세움 |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 96 |
시티 필드 | 뉴욕 메츠 | 96 |
트로피카나 필드 | 템파베이 레이스 | 95 |
펫코 파크 |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 95 |
티모바일 파크 | 시애틀 매리너스 | 93 |
위에서 볼 수 있듯 펫코 파크는 메이저리그에서 두 번째로 투수에게 유리한, 반대로 타자에게 불리한 경기장이다. 파크 팩터는 수년간 선수들의 실제 성적을 바탕으로 산정하는 것이라 그 정확성이 상당히 높다. 단순히 샌디에이고 타자들의 성적만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경기장에서 뛴 모든 홈, 원정 선수들의 성적이 기반이기 때문에 신뢰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파크 팩터에서 펫코 파크는 매년 29~30위를 차지한다.
김하성의 이번 시즌 원정 경기 성적을 시즌 전체로 확대해서 산정해보면 162경기 기준 성적은 아래와 같다.
664타수 165안타 26홈런 74타점 48도루 0.293 / 0.391 / 0.480
2022년 기준으로 0.871보다 좋은 OPS를 기록한 메이저리그 2루수는 호세 알투베가 유일하다. 물론 가정이지만 김하성이 다양한 원정 경기에서 보여주고 있는 이번 시즌 타격 기록을 홈에서도 보여줄 수 있다면 메이저리그 전체에서도 손꼽히는 타자가 된다는 뜻이다.
김하성의 전성기는 2023년이 시작일 것이다.
내가 샌디에이고와의 연장 계약을 반대하는 이유는 김하성이 현재 최전성기인 27세 시즌을 보내고 있으며, FA 계약을 28세 시즌이 종료된 뒤에 맺을 수 있다는 점이다. 김하성은 26세 시즌이었던 지난 해에도 이미 시즌 WAR이 5.0으로 수준급이었다. (그런 김하성을 두고 5.9를 기록한 30세 유격수를 그 돈에 영입한 샌디에이고 프런트들 참 무슨 생각이었는지...)
김하성은 3년 내내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며 (OPS 0.622→0.708→0.819 / WAR 2.1→5.0→7.5페이스)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전성기는 보통 27~29세로 여겨진다. 내년이면 전성기의 정점에 있을 김하성이 부상만 없다면 커리어 하이를 찍고 FA 시장에 나갈 수 있는 것이다. 부디 프런트의 사탕발림에 넘어가지 않길 바라는 이유다.
또한 파크 팩터 상위의 여러 팀에서 2023년 현재 허접한 내야수 풀을 가지고 있다. 이번 시즌 16의 DRS(디펜시브 런 세이브)를 기록하고 있는 김하성은 2루수 자리에서 658이닝을 뛰며 11의 DRS를, 유격수 자리에서 199.1이닝을 뛰며 2의 DRS를, 3루수 자리에서 119.1이닝을 뛰며 3의 DRS를 기록 중이다. 어느 자리에 놓아도 평균 이상의 수비수라는 것은 이미 증명이 된 사실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김하성이 내년에 커리어 하이를 찍고, 보스턴 레드삭스와 계약하는 모습을 보고 싶기도 하다. 보스턴은 라파엘 데버스가 버티고 있는 3루 자리를 빼고는 2루와 유격수가 허접한 수준인데다가 (2023년 보스턴 2루수 0.242 12홈런 / 유격수 0.226 13홈런) 크리스 세일과의 악성 계약이 내년이면 끝난다. (물론 트레버 스토리라는 거대한 스트레스가 남아있긴 하다.) 빅마켓 구단인데다가 파크 팩터도 쿠어스 필드 다음으로 높기 때문에 김하성에겐 여러모로 도움이 될 것 같아서 그냥 개인적으로 기대하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