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런 저지 3홈런 경기, 뉴욕 양키스 9연패 탈출
뉴욕 양키스가 애런 저지의 3홈런 경기에 힘입어 워싱턴과의 경기를 9-1로 이기고 9연패를 탈출했다. 양키스의 9연패는 41년만의 일이었다고 한다. 2번 지명타자로 경기에 나선 애런 저지는 첫 번째 타석 선제 솔로 홈런, 두 번째 타석 만루홈런, 마지막 타석 솔로 홈런으로 4타수 3안타 6타점 3득점 경기를 완성했다.
애런 저지는 0.279 / 0.406 / 0.645로 OPS 1.051을 기록 중이다. 코리 시거(1.062)와 함께 오타니 쇼헤이(1.070)를 넘어설 수 있는 유이한 선수이지만 시거와 달리 저지는 시즌 종료까지 규정 타석을 넘어서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310타석에 들어서고 있는 저지는 규정타석에 들기 위해서는 502타석을 채워야 하는데 남은 36경기에 모두 출전한다고 해도 경기당 5.3타석을 소화해야만 가능한 수치다. 양키스가 보이고 있는 극악의 공격력으로 볼 때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양키스는 저지의 활약 덕분에 간신히 9연패에서 탈출하기는 했지만 남은 시즌의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시즌 61승 65패(승률 0.484)를 기록 중인 양키스는 지구 꼴찌를 기록하고 있다. (2022년 지구 우승) 물론 지구 순위는 워낙 강력한 아메리칸 리그의 위엄 때문이라고 하더라도 (메이저리그 전체 18위의 성적) 워낙 부진한 팀 타선 때문에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양키스는 이번 시즌 개막전 기준으로 뉴욕 메츠에 이은 선수단 연봉 총액 2위($267,954,047)의 팀이다. 리셋 버튼을 시원하게 누른 메츠와 달리 트레이드 마감 시한에도 양키스는 움직이지 않았다. 고액 연봉자들이 워낙 많은 연봉을 받기 때문에 처분할 생각도 못했을 것이고, 부진한 성적에도 흥행 면에서는 여전히 메이저리그 최고 수준이기 때문이다.
2023년 메이저리그 팀별 홈관중 수 (한국시간 8월 24일 현재)
팀명 | 경기당 평균 관중 |
LA 다저스 | 47,879 |
뉴욕 양키스 | 40,944 |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 40,542 |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 40,531 |
애틀란타 브레이브스 | 39,535 |
필라델피아 필리스 | 38,399 |
토론토 블루제이스 | 37,536 |
휴스턴 애스트로스 | 37,524 |
시카고 컵스 | 34,429 |
LA 에인절스 | 33,557 |
뉴욕 메츠 | 33,103 |
보스턴 레드삭스 | 32,905 |
다저스에는 크게 뒤지고 있지만 평균 관중 꼴찌인 오클랜드(10,552명)에 비해 4배가 많은 수치로, 최악의 시즌 성적에도 여전히 돈을 많이 쓸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진 셈이다. 게다가 팀의 최고 스타인 애런 저지는 39세까지 보장되는 9년 3억 6000만달러의 계약(평균 4000만달러 연봉)이 올해 시작됐다. 양키스 입장에서는 저지가 올해 31세 시즌을 보내고 있는 만큼 2~3년 안에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해야 한다는 계산일 것이다.
애런 저지 연봉과 뉴욕 양키스 선수단 연봉
뉴욕 양키스는 전통적으로 많은 연봉을 주는 구단이다.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좋은 선수들을 쓸어담았고 이 때문에 '악의 제국'이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메이저리그에 사치세가 생긴 것도 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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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양키스는 현재 연봉 상위 5명인 애런 저지(4000만), 게릿 콜(3600만), 지안카를로 스탠튼(3200만), 카를로스 로돈(2283만), 조쉬 도날드슨(2175만) 연봉의 합이 1억 5258만달러에 달한다. 메이저리그에 이보다 선수단 총연봉이 낮은 팀은 (개막전 기준) 15개 팀이다.
연봉 상위 8명으로 확대하면 앤서니 리조(1700만), DJ 르메이휴(1500만), 루이스 세베리노(1500만)까지 2억 달러가 되는데 이번 시즌 2억 달러의 연봉 총액을 넘긴 팀은 7팀뿐이다. 한두 명의 선수를 판다고 해서 총액이 낮아지는 것도 아니고, 여전히 관중은 가득 차고 있으며, 간판 스타 저지의 계약 첫 해를 지나고 있을 뿐인 양키스는 메츠와 달리 리셋을 하기 어려운 입장일 것이다.
오히려 도날드슨, 프랭키 몬타스, 루이스 세베리노, 카이너 팔레파 등이 시즌 후 FA로 풀리기 때문에 5천만 달러 이상의 연봉이 빠지는 양키스가 오타니 쇼헤이 영입전에 참전한다고 해도 그리 놀랄 일이 아니다.
오타니 쇼헤이 42호 홈런, 적정 연봉 6000만 달러?
오타니 쇼헤이가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경기에서 1회 상대 선발 존 그레이를 상대로 42호 홈런을 터뜨렸다. LA 에인절스는 포스트시즌 진출이 쉽지 않아 보이지만 오타니는 여전히 원맨쇼로 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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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키스의 이번 시즌 가장 큰 문제는 타격이다. 팀 평균자책점은 4.09(메이저리그 14위)로 평균적인 모습이지만 팀 타율은 0.229로 오클랜드(0.224)에 간신히 앞선 메이저리그 29위다. 애런 저지의 장기 이탈도 있긴 했지만 총체적 난국이라고 볼 수 있다.
2023년 뉴욕 양키스 포지션별 타격 성적
포지션 | 타율 | 홈런 | OPS |
포수 | 0.208 | 13 | 0.597 |
1루수 | 0.233 | 14 | 0.669 |
2루수 | 0.265 | 18 | 0.759 |
3루수 | 0.217 | 15 | 0.654 |
유격수 | 0.215 | 17 | 0.677 |
좌익수 | 0.234 | 18 | 0.727 |
중견수 | 0.246 | 14 | 0.675 |
우익수 | 0.203 | 31 | 0.730 |
지명타자 | 0.232 | 27 | 0.805 |
글레이버 토레스가 버티고 있는 2루 포지션을 제외하고는 단 한 포지션에서도 0.250 이상의 타율을 기록하지 못하고 있는데 토레스 마저 신인 시절에 보여준 강렬함은 없다. (0.265 19홈런 50타점) 주전 야수 대부분이 30대인 탓에 노쇠화를 보이고 있는 선수도 있기는 하지만 타선의 두 축인 애런 저지와 앤서니 리조가 부상으로 한동안 이탈한 탓이 컸다.
LA 다저스와의 경기 도중 부상을 당한 애런 저지는 그나마 건강할 때 좋은 모습이기는 하지만, 앤서니 리조 쪽은 상태가 심각하다. 5월 28일 샌디에이고와의 경기 중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와의 충돌로 뇌진탕 증세를 겪은 리조는 그 후유증을 심하게 앓고 있다. (타티스 주니어는 정상적인 주루였다. 리조의 거리 측정이 잘못되어 나온 충돌)
리조는 4,5월 타격 성적이 0.303 11홈런 32타점으로 중심타선 역할을 톡톡히 했으나 6~8월까지는 0.151 1홈런 9타점으로 다른 선수가 됐다. 최근 들어 뇌진탕 후유증으로 인지 장애와 (술을 마시지 않아도) 숙취 증상을 겪고 있다고 고백하며 부상자 명단에 올랐는데 이는 양키스 입장에서 심각한 전력 누수다.
어쨌거나 연봉 2위, 관중 2위 팀답지 않게 타격 29위라는 성적을 내고 있는 양키스가 이번 시즌 후에는 어떻게든 대대적인 보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시즌 후 FA로 풀리는 타자는 오타니 쇼헤이 외에도 코디 벨린저, 작 피더슨, 테오스카 에르난데스, 맷 채프먼 등이 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오타니를 잡진 않을 것 같고 (그러면 저지랑 오타니 둘에게만 1억 달러) 코디 벨린저와 맷 채프먼 영입전 정도에 참전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