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타니 쇼헤이가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경기에서 1회 상대 선발 존 그레이를 상대로 42호 홈런을 터뜨렸다. LA 에인절스는 포스트시즌 진출이 쉽지 않아 보이지만 오타니는 여전히 원맨쇼로 팀을 이끌고 있다. 자신의 시즌 최다 홈런(46개)은 조만간 넘을 것으로 보이고 시즌 55홈런 페이스다. 메이저리그 전체로도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의 맷 올슨(43홈런)에 한 개 차로 따라 붙었다.

맷 올슨은 60홈런이 가능할까?
애틀란타 브레이브스는 올해, 우승을 차지했던 2021년 보다강력한 라인업으로 메이저리그 전체 승률 1위를 달리고 있다. 그 중심에는 시즌 내내 로널드 아쿠냐 주니어가 있었지만, 최근 들어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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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 오타니 쇼헤이 성적
타자
447타수 137안타 42홈런 85타점 17도루 0.306 / 0.407 / 0.664
투수
10승 5패 평균자책점 3.17
130.2이닝 85피안타 54볼넷 165탈삼진 0.185피안타율 1.06WHIP
특히 타자로는 현재 메이저리그 최고의 선수라고 볼 수도 있다. OPS 1.071은 메이저리그 전체 1위다. 단순히 타격기록만 좋은 것이 아니라 타구 평균 속도에서 95.0마일로 애런 저지, 맷 올슨에 이은 3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홈런 비거리 3위, 배럴타구 비율 19.9%로 4위 등 타구의 질에 대한 대부분의 지표에서도 최상단에 위치하고 있다. 주자로서도 1루까지 도달 시간이 4.16초로 메이저리그 최상위 수준이기 때문에 (이 부문 1위 배지환 4.05초) 타자로서의 약점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렇게 타자로는 MVP급, 투수로는 사이영상에 근접한 에이스급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보니, 오타니의 내년 이후 연봉으로는 6000만달러까지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는 이번 시즌 최고 연봉자인 맥스 슈어저와 저스틴 벌랜더의 4333만달러를 크게 뛰어넘는 역대 최대 금액이다.
오타니의 6000만달러를 주장하는 쪽의 의견은 다음과 같다. 현재 최고 타자의 기준선과 투수의 기준선이 3000만달러이니 그 둘을 모두 할 수 있는 오타니에게는 그 둘을 합한 금액을 줘야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최고 타자, 최고 투수를 혼자서 해낼 수 있으니 로스터에 한 자리 더 여유가 생긴다는 이점이 있다.
벌써부터 LA 다저스를 비롯한 부자 구단들이 오타니 영입을 위해 총력전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이 있고, 실제로 다저스가 지난 스토브리그에 지갑을 열지 않은 것도 오타니를 염두에 뒀다는 분석이다. 또한 LA에인절스가 올해 인터리그를 위해 다저스타디움을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그걸 두고 오타니가 미래의 동료들과 얘기를 나눈다는 둥 언론에서 먼저 호들갑을 떨기도 했다.

물론 오타니는 올시즌, 아니 2020년대 최고의 선수다. 하지만 나는 오타니를 영입하는 팀이 어마어마한 리스크를 짊어지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최고의 타자와 최고의 투수를 혼자서 해낼 수 있다는 것은, 반대로 말하면 오타니 한명이 쓰러질 경우 중심타자와 에이스를 동시에 잃는 것이다.
올해 29세인 오타니는 30세 시즌부터 새로운 계약의 첫해를 맞이한다. 현존하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타자인 마이크 트라웃이 메이저리그 역대 최대 규모의 계약을 맺은 뒤 부상으로 쓰러지기 시작한 해가 30세 시즌인 2021년부터다. 육안으로 보기에도 부상 위험이 상당히 떨어져 보이는 트라웃임에도 어쩔 수 없었다. 게다가 트라웃은 풀타임 메이저리거가 된 이후로 최저 OPS가 2014년의 0.938이었던 선수다. 하지만 32세 시즌인 올해에도 부상 이슈가 있음은 물론, 개인 역대 최저인 0.862의 OPS를 기록하고 있다.
에이징 커브는 차치하고라도 30대 선수는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그런 이유로 26~27세에 시작하는 FA 계약을 맺는 선수들에게는 프리미엄이 붙기도 한다. 그런데 두 가지 역할을 할 수 있다 해도 30대의 선수에게 6000만달러의 연봉을 보장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일이다. 심지어 올해 최고의 성적을 내고 있는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오클랜드 어슬래틱스의 개막 선수단 총연봉은 6000만달러 미만이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6078만달러)
게다가 오타니의 마음을 붙잡기 위해서는 적어도 8년, 최대 10년 계약까지 해줘야 할텐데... 과해도 너무 과하다. 작년 시즌이 시작하기 전에 텍사스 레인저스가 코리 시거, 마커스 세미엔, 존 그레이를 영입하는 비용으로 5억 달러를 지출해서 이슈가 된 적이 있다. 2022년에는 부진했지만 결국 올해의 텍사스는 그 효과를 제대로 보고 있다. (올해 텍사스의 연봉 총액은 1억 8천만달러. 오타니 예상 몸값이 1/3인 셈이다.) 오타니를 영입할 바에 전성기에 놓인 수준급 선수 3-4명을 영입하는 게 낫다.
물론 마케팅 효과 등 부수적인 것을 노릴 수도 있겠지만, 그래서 올해 오타니와 트라웃을 보유한 올해의 LA 에인절스가 좋은 팀인가? 팀이 행복해 보이나?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물론 오타니는 훌륭한 선수이고 그가 은퇴한 뒤 메이저리그 역사를 여러 부분에서 달라져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6억달러??? 한두 해 야구하고 말거라면 모르겠지만 결국은 긴 암흑기에 들어가는 선택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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