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MLB 뉴스

LA 다저스 디비전 시리즈 스윕패, 탈락

태드로 BASEBALL 2023. 10. 12. 13:35
반응형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충격적인 소식이 아닐까 싶다. 다저스가 와일드카드 막차를 타고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 백스에게 스윕패를 당한 것이다.

 

개인적으로 지난 글을 통해서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정규시즌 100승 팀인 볼티모어와 LA 다저스가 우승을 하긴 어려울 거라는 내용을 적었었다. 볼티모어는 101승을 거두긴 했지만 경험이 일천한 팀이라 기세가 가장 중요한 포스트시즌에서 한 번 흔들리면 겉잡을 수 없을 터였다.

 

게다가 올해의 텍사스는 부침이 좀 있고 원투펀치가 이탈했어도 충분히 볼티모어를 잡을 수 있는 팀이다. 하지만 LA 다저스가 애리조나에게 스윕패를 당한 것은 상당히 충격적이다. (그리고 애틀란타가 두 번째 큰 충격을 줄 분위기다.)

 

 

애리조나는 아무리 뜯어봐도 특출날 게 없는 로스터고, 시즌 막판까지 와일드 카드 싸움에서도 밀리다가 84승으로 포스트 시즌에 턱걸이한 팀이다. (2023년 포스트 시즌 진출 팀 중 최저 승수)

 

다저스는 커쇼가 1차전을 거대하게 망치면서 분위기를 완벽하게 내줬다. (커쇼 1차전 0.1이닝 6피안타 6실점) 내가 가장 좋아하는 메이저리그 선수인 커쇼는, 그러나 전성기 시절에도 포스트시즌마다 죽을 쒔던 선수다.

 

 

클레이튼 커쇼 통산 포스트 시즌 성적
평균자책점 이닝 피안타 탈삼진 피안타율 WHIP
4.49 13 13 194.1 165 213 0.229 1.11

 

커쇼의 팬 입장에서 그나마 항변을 해보자면.... 그의 포스트 시즌을 거의 지켜본 입장에서 다저스 벤치가 커쇼 활용을 정말로 똥같이 한다는 느낌을 여러 번 받았다. 휴식일을 너무 짧게 가져 가거나, 이미 지쳤는데 7회에 올리거나 하는 식으로 말이다. (혹사의 이유로 커쇼는 나이에 비해 이른 구위 저하가 왔다고 본다.)

 

올해 디비전 시리즈 1차전 선발 출전도 프런트의 믿음이 반영된 것이 절대 아니다. 커쇼에 대한 프런트의 불신은 매년 연봉 협상에서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클레이튼 커쇼 누적 연봉

 

올해에도 워커 뷸러, 더스틴 메이, 훌리오 유리아스, 토니 곤솔린... 넷 중 한 명이라도 포스트 시즌 로스터에 들 수 있었더라면 커쇼의 출전은 2차전, 혹은 3차전으로 밀렸을 것이다.

 

 

훌리오 유리아스, 사실상 경력 마감

LA 다저스의 훌리오 유리아스가 가정 폭력 혐의로 경찰에 체포 되면서 사실상 시즌 마감을 넘어 경력을 마감했다. 메이저리그는 가정 폭력 등의 범죄에 상당히 엄격한 편인데 (KBO는 솜방망이) 유

mlb.taedro.com

 

결국 거대하게 말아먹은 건 커쇼 본인이니 변명의 여지가 없겠지만, 남은 커리어 동안 포스트시즌 출전이 사실상 공포에 가깝게 된 건 아주 안타까운 일이다. (커리어 연장을 할지... 그것도 미지수)

 

 

 

 

아무튼, 포스트 시즌은 기세가 반이고 그 기세에서 다저스는 완벽하게 졌다. MVP급 타자 둘(베츠, 프리먼)의 맹활약과 워낙 두터운 뎁스 덕분에 정규시즌에서는 최강자이지만... 역시 포스트 시즌은 강력한 스터프의 투수 한둘과 클럽 하우스 리더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올해 애틀란타가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라고 예상했었는데... 하필 첫 판에서 또 다른 포스트시즌형 팀(필라델피아)을 만난 것이 조금 불안요소라고 적은 적이 있다. 그리고 현재 애틀란타의 리더(아쿠냐 주니어)가 라틴계열 선수라는 점은 조금 간과했다.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임을 전제 하에) 라틴 계열 선수들은 본인이 잘 할 때 벤치를 축제의 장으로 만들지만 본인이 좀 부진하면 벤치 분위기 전체를 다운 시킨다. (샌디에이고의 타티스 주니어도 같은 맥락)

 

40-70을 확정 짓는 순간 세레머니만 5~6가지를 했던 아쿠냐 주니어(하이라이트에서 그의 세레머니만 1분 이상 봐야했다.)는 자신이 부진해 기분이 쳐진 필라델피아와의 오늘 경기에서 땅볼을 치고 걸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무려 73개의 도루를 했던 선수가 말이다.

 

브라이스 하퍼가 이끌고 있는 필라델피아 필리스에게 기세에서 밀리는 모습이다. 

 

 

 

 

이러다 올해 월드시리즈는 와일드카드 팀끼리 붙는 모습을 볼지도 모르겠다. 지금의 포스트시즌 구도는 정규시즌 성적이 좋은 팀에게 오히려 불리한 것 같다며 벌써부터 현지에서 말이 나오는 것 같다.

 

그 대안으로 정규시즌 성적이 좋은 팀에 1승을 먼저 주고 시작하자는 의견도 있는데 (KBO 와일드 카드 방식) 실제로 이어지진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동시에 4개의 디비전 시리즈가 열리고, 하위 팀이 상위 팀을 잡는 짜릿함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다만... 와일드 카드 팀은 정규시즌 막판까지 치열한 승부 끝에 이기고 올라온 그 기세가 있는 만큼 (100승 팀은 오래 전에 확정지으면서 분위기가 좀 늘어질 수도 있을 듯)... 최소한 디비전 시리즈 전에 와일드 카드 팀의 휴식일 정도는 없애주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